혼자 살고 나서부터는 그 좋아하던 공포영화, TV 납량 특집, 무서운 이야기 all stop.
그런데 공포 연극은 본 적이 없어서 무리를 했다. 난 바보다.
추리소설이나 공포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극 초중반에 앞으로의 진행은 물론, 결말까지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공포의 모티브와 패턴은 고전적이고, 그래서 다소 심심하다. 하지만 이것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.
영국, 젊었을 때 경험한 일의 끔찍한 기억 때문에 괴로워 하는 아서 킵스는 자신의 경험을 연극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함으로써 그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. 감정의 전이를 통해 혼자만이 지고 있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. 이를 위해 한 젊은 배우가 킵스의 연기지도를 맡아 킵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. 아서 킵스의 과거와 두 사람의 연기 연습이 뒤섞이며 이야기는 점차 어둠속으로 향하고, 그 가운데 여자가 있다.
뻔한 장치, 과도한 분장, 전형적인 복선이라 생각하며 긴장하긴 했지만 당시엔 큰 무서움없이 보았는데 잔상이 오래 남아 며칠 째 날 괴롭힌다. 마치 어둠속의 그 여자처럼.
마치 영화를 보듯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연출, 단 두 사람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연기력. 그리고, 축축한 습기마냥 공포에 젖어들어가게 만드는 대본. 훌륭하다.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무서워 오금이 저릴 정도니까. 길게 쓰고 싶지 않다ㅜ ㅜ